2월 한 달 내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줄곧 무시하거나 위협을 축소했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일을 정치적인 쟁점으로 삼지 말라”는 말을 여러 번 되풀이했죠.
그런 인식이 잘못됐다, 위험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왔고, 뉴스페퍼민트에도 코로나바이러스를 독감과 비교해선 안 된다는 와이어드의 칼럼을 소개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하고 미국에서도 환자가 급증하자 뒤늦게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이후에도 대통령의 말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에 있는 전문가들의 말이 자꾸 엇박자를 내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필요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말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인터랙티브 지도를 보면, 사실상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하고 있다는 점을 확연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복스에서 코로나19가 계절 독감과 어떻게 다른지를 다시 한번 명확하게 정리한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요점만 추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전염병이 전파되는 속도를 수치화한 기초감염재생산수(R0)가 코로나19는 2~2.5다. 삽시간에 병이 퍼지는 홍역의 R0 12~18보다는 낮지만, 계절 독감의 R0인 1.3보다는 높다.
- 1.3과 2~2.5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바이러스가 열 단계를 거쳐 퍼지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보면 독감은 56명에게 퍼지지만, 코로나19는 2,047이 걸리게 된다.
- 가장 큰 차이는 잠복기에 있다. 독감의 잠복기는 보통 이틀 정도지만, 코로나19의 잠복기는 5~14일로 훨씬 더 길다.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난 뒤에도 일주일 가량을 자기가 아픈지 모르고 돌아다니면서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뜻이다.
- 또한,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로 인간은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체계를 구축하지 못했다. 백신도 없다. 계절 독감은 유행하더라도 철저한 예방 접종을 통해, 또 전에 비슷한 바이러스에 걸렸다가 회복해 이미 면역이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확산을 어느 정도 저지할 수 있다.
- 독감 환자 가운데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보통 2% 정도. 반면에 코로나19 환자는 20~31%가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치사율도 독감이 0.1%로 알려진 반면, 코로나19는 1~3%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만 매년 평균 6만 명이 독감으로 사망한다.
- 아직 집단 면역도 없고, 백신도 개발되기 전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으로서는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밖에 없다.
- 코로나19를 독감과 비슷한 것으로 여기면 일시적인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이는 위험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관계를 철저히 파악하고 이를 정확하게 알려 최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고: 다음 에피소드에도 변함없이 이어갈 에스프레소2020에서는 5년 전 빌 게이츠가 했던 테드(TED) 강연을 소개하려 합니다. 서아프리카를 강타했던 에볼라를 보고 난 게이츠가 호흡기 전염병이 대유행할 경우 인류에 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철저한 준비를 당부하는 내용의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