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듣기
아메리카노2020 “8화: 슈퍼 튜즈데이, 조 바이든 생애 최고의 일주일”을 올렸습니다. 이제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도 아메리카노2020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번 화에는 슈퍼 튜즈데이 직전에 극적인 단일화를 이루며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결집하는 데 성공하면서 완승을 한 조 바이든 후보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원래는 에피소드에 포함할까 생각했다가 슈퍼 튜즈데이 이야기에 꼭 필요한 소재는 아닌 것 같아 소개하지 않은 짧은 영상 한 편을 여기에 소개합니다. 바로 슈퍼 튜즈데이를 치른 민주당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뜩잖은 평가입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민주당 경선 후보 가운데 버니 샌더스를 응원해왔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버니 샌더스를 차별하는 것이 마치 4년 전 공화당 지도부의 차별과 텃세를 뚫고 당의 후보가 된 자신을 보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곤 했죠. ‘샌더스 필패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트럼프가 가장 손 쉽게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샌더스를 꼽기 때문에 자꾸 샌더스 편을 든다고 주장합니다.
어쨌든 영상의 1분 20초 쯤부터 민주당 경선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을 하는데요, 이번에도 “샌더스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 샌더스를 밀어내려고 혈안이 된 민주당”을 비판하고 비아냥대다가 뜻밖의 단어를 입에 올립니다.
부티지지도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고) 뭐 이런저런 말을 했죠? 아마 이런 딜이 있었을 겁니다. ‘내가 이기면 장관 한 자리 챙겨줄게!’ 뭐 이런 거 말이죠. 근데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Quid Pro Quo라고 하죠. 네, Quid, Pro, Quo요! 어차피 그럴 일은 없겠지만, 서로 그렇게 짬짜미가 됐겠죠. ‘이기면 알지? 나 챙겨줘.’ 뭐 그런 거요.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퀴드 프로 쿠오(Quid Pro Quo)라는 말이 나온 것이 뜻밖인 이유는 바로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에서 탄핵당한 사유가 Quid Pro Quo였기 때문입니다. 퀴드 프로 쿠오는 무언가를 대가로 호의나 어떤 행동을 주고받는다는 뜻의 라틴어입니다.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해 국익이 아니라 사익을 추구했다며 탄핵안을 발의해 통과시켰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군사 원조의 대가로 우크라이나에서 사업을 하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의 뒤를 캐줄 것을 요구했는데, 이는 헌법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는 겁니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되면서 공식적으로 면죄부를 받았지만, 여전히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범죄자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한, 경선에서 경쟁을 펼치던 후보들도 결국은 같은 당 정치인이므로 더 큰 목표를 위해선 얼마든지 뭉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면 그 행정부에 입각하기도 합니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의 주택도시개발부(우리나라 국토교통부에 해당) 장관인 벤 카슨도 4년 전 공화당 경선에 참여했다가 사퇴하고 트럼프를 지지했습니다. 둘 사이에 지지를 발표하는 대신 어떤 자리를 약속한 협상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이야기가 오갔더라도 그걸 막후에서 벌이는 잘못된 짬짜미로 묘사한 것 자체가 기존의 정치 과정과 문법에서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